나는 중학생때 오버워치를 시작했다

시작은 메르시였다.
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 발 물러서서, 전체 상황을 바라봤다.
캐릭터 숙련도가 오르고 티어가 높아질수록, 한 가지 역할만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전장의 흐름을 읽고, 궁극기 각과 한타 타이밍을 조율할 수 있는 윈스턴과 라인하르트로 나아갔다.
지형을 분석하고 팀을 이끄는 과정이 즐거웠다.
특히 이전에 메르시를 플레이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딜러는 잘 못 했다. 에임이 형편없었다.
인생도 비슷했다.
분위기를 읽고, 조화롭게 맞춰가는 데는 자신 있었지만 공격력이 부족했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기술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나는 대부분의 문제를 현실 속에서 생각한다.
게임을 만들 때도 “어떤 사람이 이 게임을 왜 해야 하는가”
“이 신기술은 왜 필요한가” "이 경험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줄 수 있을까?"를 묻는다.
전반적인 상황을 판단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현실의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개발을 하다 보면 구조를 고민하게 되고,
그 속에서 복잡한 문제를 최대한 단순하게 나누어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아빠가 항상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한다
게임을 하며 나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함께 웃었고, 힘들 때는 서로 위로했다.
개발자로서 필요한 역량은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하는 기술일 수도 있다.
나 역시 그것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게임에서처럼, 세상에서도 누군가를 이어주고 싶다.
나는 사람과 사람,
기술과 세상을 이어주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오버워치는 나에게 다섯 해 동안의 성장의 기록이었다.
브론즈에서 시작해 결국 랭커가 되었고(비록 세기말이어서 다이어 랭커였다 반박은 안받는다)
그 과정에서 ‘노력은 결국 방향을 바꾼다’는 걸 배웠다.
함께 게임하던 친구들이 피드백을 주며 같이 성장했고,
혼자였다면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막막했지만, 이제는 기능을 구분하고 구조를 설계하며
‘왜 이것이 필요한가’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이렇게 사고할 수 있게 된 건,
함께 걸어온 팀장님이자 사수님 덕분이다.
모든것은 혼자할 수 없다
모든 것은 혼자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걸 함께할 필요도 없다.
다만 나는 팀원에게 도움이 되는 개발자,
누군가의 플레이를 더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그때처럼, 나는 지금도 성장 중이다.
게임에서 배운 판단력과 협동심, 그리고 끈기를 품고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주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개발을 4년간 이어오며 내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원하는 것(Want) 과 필요한 것(Need) 은 다르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해서 개발자가 되었다.
나는 앞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이, 언젠가 흔들리는 나에게 닿아서
다시 처음의 마음을 떠올리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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